김평냉(리뷰 406)점심식사・2026/09 방문(1회)3.509돼지껍데기 마제소바.창원에서 라멘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곳, 타쿠소바. 마제소바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라 예전부터 꽤 궁금했던 집이다. 사실 이날의 원래 목적지는 ‘토리도시’였다. 소유라멘을 먹으려고 일부러 찾아갔는데, 네이버 플레이스에는 영업 중이라고 떠 있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문이 닫혀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까운 타쿠소바로 방향을 틀었다. 주문한 메뉴는 이곳의 시그니처인 돼지껍데기 마제소바. 여기에 차슈 한 점을 추가했다. 음식을 받아보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마제소바가 이렇게 예쁘게 나올 수도 있구나.’ 분홍빛이 도는 차슈가 접시 가장자리를 감싸고 있고, 가운데에는 돼지껍데기가 오와 열을 맞춘 듯 가지런히 올라가 있다. 노른자도 그냥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수저 위에 따로 얹어 내어주는데, 전체적인 비주얼에 꽤 신경을 쓴 느낌이다. 우선 노른자를 터뜨려 면과 토핑, 양념을 전체적으로 제대로 비벼준다. 그리고 한입 먹어보면 진한 육향과 감칠맛이 확 치고 들어온다. 예전에 먹었던 어패류의 향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교카이 계열 마제멘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에 서 있는 맛이라고 할까. 생선이나 해산물의 풍미보다는 고기에서 나오는 묵직한 감칠맛에 집중한 마제소바다. 돼지껍데기의 쫀득한 식감까지 더해지니 한입 한입 씹는 재미도 꽤 좋다. 마제소바 특유의 꾸덕하고 뻑뻑한 질감이 계속 이어질 때 시원한 제로콜라를 한 모금 들이켜주면 또 궁합이 좋다. 그렇게 절반 정도 먹은 뒤에는 다시마식초를 두 바퀴 정도 둘러줬다. 식초가 들어가면서 묵직했던 맛이 한층 가벼워지고 산미가 더해져 마지막까지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면을 거의 다 먹은 뒤 '밥과 국 주세요'라고 말씀드리면 밥과 국을 따로 내어주신다. 남아 있는 마제소바 양념에 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면으로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이다. 그릇에 남아 있던 진한 양념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꼭 해보길 추천하는 방식. 화려하게 자극적인 맛이라기보다는, 기본기가 탄탄하면서도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방향이 분명한 마제소바였다. 진한 육향, 꾸덕한 면, 쫀득한 돼지껍데기. 창원에서 마제소바가 생각날 때 한 번쯤 찾을 만한 곳. 타쿠소바, 꽤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