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냉(리뷰 406)저녁식사・2026/10 방문(1회)3.508순천에서 만난 힙한 횟집, 오로시 전갱이간만에 깔끔하고 세련되면서도 힙한 느낌의 횟집에 다녀왔다. 순천 조례동 시내를 걷다 보면 횟집들이 모여 있는 거리가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었던 곳이 오로시다. 늦은 시간에 방문했는데도 12시가 가까워질 때까지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메뉴를 보니 흔히 볼 수 있는 어종만 취급하는 곳은 아니었고, 고급 어종이나 보리새우처럼 원물에 신경을 많이 쓰는 집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면 파전과 미역국, 열기 요리 등 기본찬이 먼저 나온다. 전체적으로 기본찬의 맛이 꽤 좋았다. 횟집에서는 회에 집중하다 보니 밑반찬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여기서는 몇 가지를 추가로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손이 갔다. 이날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건 전갱이회였다. 마침 전갱이가 있다고 해서 바로 주문했는데, 나오자마자 비주얼부터 상당히 좋았다. 위에 올려진 레몬은 회에 직접 뿌리는 게 아니라 간장에 짜서 전갱이를 찍어 먹으라고 따로 설명해주셨다. 여기에 밥과 양파, 김까지 함께 내어주는데 먹는 방식도 꽤 재미있다. 그냥 전갱이만 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밥 위에 양파와 전갱이회 한 점을 올리고 김에 싸서 먹으면 거의 초밥처럼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조합이 정말 좋았다. 전갱이는 기름기가 있는 생선이라 상태가 조금만 좋지 않아도 비린 향이 금방 올라오는데, 여기서는 그런 느낌이 거의 없었다. 살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살아 있었고, 양파의 알싸함과 밥이 들어가면서 전갱이 특유의 기름진 맛도 깔끔하게 정리된다. 오마카세에서도 전갱이 상태가 좋지 않으면 한 점 먹고도 비린 향이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날 오로시에서 먹은 전갱이는 확실히 신선했다. 결국 한 점도 남기지 않고 전부 먹었다. 마지막은 지리탕으로 마무리했다. 매운탕과 지리탕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날은 맑은 국물이 당겨서 지리탕으로 주문했다. 회를 충분히 먹은 뒤 따뜻하고 담백한 국물로 마무리하니 식사의 흐름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원물의 품질이 꽤 좋은 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늦은 시간까지 손님이 계속 들어올 정도로 회전율도 빠른 편이라 원물의 신선도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 같았다. 깔끔한 분위기에서 흔하지 않은 어종을 제대로 먹고 싶을 때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 특히 이날 먹은 전갱이회는 비주얼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비린맛 없이 신선함과 고소함이 제대로 살아 있어서 꽤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