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문화의거리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한옥을 고쳐 만든 작은 레스토랑이 나타난다.
외관부터 정겹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나무의 결, 작은 마당, 피아노와 유럽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억지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보다 한옥이 지닌 온기를 그대로 두었다.
박건호 셰프님은 밀라노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그 이력이 음식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면이었다.
한국에서 흔히 만나는 부드럽고 소스가 많은 파스타와는 달랐다. 면에는 단단한 탄력이 남아 있었고, 소스가 면을 덮기보다 해산물의 맛과 함께 얇게 달라붙었다.
처음에는 면의 익힘이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천천히 씹을수록 면 자체의 식감이 살아나고, 해산물의 감칠맛도 뒤에서 차분하게 이어졌다. 소스의 농도나 자극으로 만족감을 만드는 파스타가 아니라 면과 재료를 함께 씹는 과정에 중심을 둔 방식이었다.
한우 안심스테이크는 미디엄으로 주문했다.
칼을 대면 고기의 결이 부드럽게 나뉘었고, 안쪽까지 익힘이 비교적 일정했다. 안심답게 지방의 강한 풍미보다 담백하고 연한 질감이 중심이었다.
파스타의 면이 이탈리아에서 배운 조리의 문법을 보여준다면, 한우 안심은 지역에서 구한 좋은 재료를 그 문법 안에 넣은 접시에 가까웠다.
리노의 음식은 화려하게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북부 이탈리아의 클래식한 조리법을 지키면서도 순천과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다. 그 결과 접시에는 이탈리아의 기술과 남도의 계절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함께 놓인다.
전국 어디에서든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순천에서 리노를 먼저 떠올려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곳의 음식은 다른 도시의 유행을 옮겨온 것이 아니라, 한 셰프가 배워온 조리법을 자신이 머물기로 한 지역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순천의 재료로 만든 이탈리안
순천 문화의거리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한옥을 고쳐 만든 작은 레스토랑이 나타난다. 외관부터 정겹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나무의 결, 작은 마당, 피아노와 유럽의 풍경을 담은 그림이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억지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기보다 한옥이 지닌 온기를 그대로 두었다. 박건호 셰프님은 밀라노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그 이력이 음식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면이었다. 한국에서 흔히 만나는 부드럽고 소스가 많은 파스타와는 달랐다. 면에는 단단한 탄력이 남아 있었고, 소스가 면을 덮기보다 해산물의 맛과 함께 얇게 달라붙었다. 처음에는 면의 익힘이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천천히 씹을수록 면 자체의 식감이 살아나고, 해산물의 감칠맛도 뒤에서 차분하게 이어졌다. 소스의 농도나 자극으로 만족감을 만드는 파스타가 아니라 면과 재료를 함께 씹는 과정에 중심을 둔 방식이었다. 한우 안심스테이크는 미디엄으로 주문했다. 칼을 대면 고기의 결이 부드럽게 나뉘었고, 안쪽까지 익힘이 비교적 일정했다. 안심답게 지방의 강한 풍미보다 담백하고 연한 질감이 중심이었다. 파스타의 면이 이탈리아에서 배운 조리의 문법을 보여준다면, 한우 안심은 지역에서 구한 좋은 재료를 그 문법 안에 넣은 접시에 가까웠다. 리노의 음식은 화려하게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북부 이탈리아의 클래식한 조리법을 지키면서도 순천과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다. 그 결과 접시에는 이탈리아의 기술과 남도의 계절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함께 놓인다. 전국 어디에서든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순천에서 리노를 먼저 떠올려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곳의 음식은 다른 도시의 유행을 옮겨온 것이 아니라, 한 셰프가 배워온 조리법을 자신이 머물기로 한 지역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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