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준 셰프님의 이전 업장인 '비아 톨레도'는 나폴리 중심부의 유명한 거리 이름이고, 지금의 베수비오는 나폴리가 내려다보이는 화산의 이름이다. 거리에서 화산으로. 파스타에서 완성된 이탈리안 코스로 확장했다는 의미처럼 느껴져 이름부터 재미있게 다가왔다.
이름은 식기에서도 드러난다. 접시와 그릇이 모두 화산을 닮은 모양이라, 코스가 진행될수록 이름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웰컴 타르트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까눌레 위에 캐비어와 꽃잎을 올린 한입으로, 짭짤한 맛과 와작하게 부서지는 식감이 좋았다. 먹기 아까울 만큼 예뻤지만 맛이 좋아 금세 사라졌다. 두 번째 타르트는 상큼한 토마토 맛이 기억에 남는다.
피자 튀김은 처음 보면 무엇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낯선 모습이었는데, 반으로 가르자 피자의 구성 요소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위에 올라간 햄은 부드러웠고 꼬릿한 치즈와 잘 어울렸다. 반죽이 무척 부드러워 튀김이라기보다 피자 맛이 넉넉하게 밴 빵이나 고로케에 가까웠다.
이어서 권성준 셰프님이 새로 선보인 올리브오일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오징어 먹물 빵이 한 조각씩 나왔다. 오일은 그동안 먹어본 다른 올리브오일보다 맛이 조금 더 또렷한 편이었고, 빵을 찍어 먹으면 끝맛이 오래 남아 좋았다.
까라비네로 봉골레는 작은 새우를 올려 나왔다. 파스타는 익숙한 봉골레의 맛이었지만, 까라비네로 새우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식감이 좋았다. 이탈리안임을 감안하면 간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임팩트는 충분했다.
시칠리아식 농어는 거품을 올린 농어 구이와 샐러드 위의 오징어순대로 구성된 접시였다. 농어는 익힘이 정확해 식감부터 좋았다. 위에 올린 거품이 맛과 향을 한 겹 더해주는 방식도 재미있었고, 오징어순대는 식감과 속 재료의 향이 접시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제노베제 토르텔리니는 트러플을 올린 이탈리아식 만두다. 한입 베어 물면 안에서 육즙이 흘러나왔다. 곁들여 나온 버터는 짭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빵과 먹기 좋았다.
메인으로 나온 피스타치오 양갈비와 당근 탈리아텔레도 인상적이었다. 양갈비는 두 조각으로 나오는데, 양고기 특유의 향이 없어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였고 익힘도 훌륭했다. 껍데기가 있는 부분은 곁들인 채소, 당근과 함께 먹으니 균형이 좋았다. 위에 올라간 버섯도 특히 맛있었다.
아말피 레몬은 오일을 곁들인 레몬 소르베였다. 아래에 깔린 오일과 소르베를 함께 떠먹으니 신선하면서도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그다음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밤 티라미수였다. 셰프님이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주신 밤 티라미수는 달콤함과 고소함이 균형 있게 어우러졌고, 결국 그릇 옆의 초코 가루까지 남김없이 긁어 먹었다.
마지막으로 가운데 라즈베리 잼 같은 것이 들어간 디저트가 인당 하나씩 나왔다. 새콤달콤한 한입으로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좋았다.
페어링은 파라디소 디 카쿠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20. 코스 전반과 궁합이 좋았고, 특히 피자 튀김, 양갈비와의 조합이 돋보였다. 피자 튀김의 짭짤하고 기름진 맛은 깔끔하게 정리해줬고, 양갈비와는 탄닌과 풍미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화산 모양의 식기부터 마지막 디저트까지, 이름에 담긴 이야기를 코스 전체로 풀어낸 베수비오. 다른 계절에 또 경험해보고 싶은 곳.
거리에서 화산으로 🌋
권성준 셰프님의 이전 업장인 '비아 톨레도'는 나폴리 중심부의 유명한 거리 이름이고, 지금의 베수비오는 나폴리가 내려다보이는 화산의 이름이다. 거리에서 화산으로. 파스타에서 완성된 이탈리안 코스로 확장했다는 의미처럼 느껴져 이름부터 재미있게 다가왔다. 이름은 식기에서도 드러난다. 접시와 그릇이 모두 화산을 닮은 모양이라, 코스가 진행될수록 이름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웰컴 타르트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까눌레 위에 캐비어와 꽃잎을 올린 한입으로, 짭짤한 맛과 와작하게 부서지는 식감이 좋았다. 먹기 아까울 만큼 예뻤지만 맛이 좋아 금세 사라졌다. 두 번째 타르트는 상큼한 토마토 맛이 기억에 남는다. 피자 튀김은 처음 보면 무엇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낯선 모습이었는데, 반으로 가르자 피자의 구성 요소가 그대로 들어 있었다. 위에 올라간 햄은 부드러웠고 꼬릿한 치즈와 잘 어울렸다. 반죽이 무척 부드러워 튀김이라기보다 피자 맛이 넉넉하게 밴 빵이나 고로케에 가까웠다. 이어서 권성준 셰프님이 새로 선보인 올리브오일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오징어 먹물 빵이 한 조각씩 나왔다. 오일은 그동안 먹어본 다른 올리브오일보다 맛이 조금 더 또렷한 편이었고, 빵을 찍어 먹으면 끝맛이 오래 남아 좋았다. 까라비네로 봉골레는 작은 새우를 올려 나왔다. 파스타는 익숙한 봉골레의 맛이었지만, 까라비네로 새우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식감이 좋았다. 이탈리안임을 감안하면 간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임팩트는 충분했다. 시칠리아식 농어는 거품을 올린 농어 구이와 샐러드 위의 오징어순대로 구성된 접시였다. 농어는 익힘이 정확해 식감부터 좋았다. 위에 올린 거품이 맛과 향을 한 겹 더해주는 방식도 재미있었고, 오징어순대는 식감과 속 재료의 향이 접시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제노베제 토르텔리니는 트러플을 올린 이탈리아식 만두다. 한입 베어 물면 안에서 육즙이 흘러나왔다. 곁들여 나온 버터는 짭짤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빵과 먹기 좋았다. 메인으로 나온 피스타치오 양갈비와 당근 탈리아텔레도 인상적이었다. 양갈비는 두 조각으로 나오는데, 양고기 특유의 향이 없어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였고 익힘도 훌륭했다. 껍데기가 있는 부분은 곁들인 채소, 당근과 함께 먹으니 균형이 좋았다. 위에 올라간 버섯도 특히 맛있었다. 아말피 레몬은 오일을 곁들인 레몬 소르베였다. 아래에 깔린 오일과 소르베를 함께 떠먹으니 신선하면서도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그다음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밤 티라미수였다. 셰프님이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주신 밤 티라미수는 달콤함과 고소함이 균형 있게 어우러졌고, 결국 그릇 옆의 초코 가루까지 남김없이 긁어 먹었다. 마지막으로 가운데 라즈베리 잼 같은 것이 들어간 디저트가 인당 하나씩 나왔다. 새콤달콤한 한입으로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좋았다. 페어링은 파라디소 디 카쿠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20. 코스 전반과 궁합이 좋았고, 특히 피자 튀김, 양갈비와의 조합이 돋보였다. 피자 튀김의 짭짤하고 기름진 맛은 깔끔하게 정리해줬고, 양갈비와는 탄닌과 풍미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화산 모양의 식기부터 마지막 디저트까지, 이름에 담긴 이야기를 코스 전체로 풀어낸 베수비오. 다른 계절에 또 경험해보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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