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만월은 왕지동 법원 근처에 자리한 작은 스시야다.
공간은 아담하고 차분했으며,
셰프님이 피스를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별도의 서빙을 맡은 분이 차와 필요한 것들을 계속 살펴주어
식사에만 집중하기도 편했다.
스시만월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전갱이와 장어였다.
서로 전혀 다른 방향의 피스였지만,
이날 코스에서 셰프님의 손길이 가장 선명하게 느껴졌던 두 점이었다.
먼저 통영 전갱이.
전갱이는 특유의 향을 어디까지 남기고,
어디까지 다듬느냐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입에 넣었을 때 전갱이의 향이 먼저 올라왔지만
실파와 다진 생강이 뒤이어 붙으면서
맛을 무겁지 않게 정리해주었다.
향을 완전히 감추기보다는
전갱이가 가진 개성을 남긴 채 균형을 잡은 피스였다.
개인적으로 전갱이는 지나치게 깔끔하게만 다듬으면
오히려 재미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데,
스시만월의 전갱이는 생선의 풍미와 약미의 역할이 분명했다.
샤리는 살짝 짭조름하면서도 산미가 있었고,
밥알이 쉽게 뭉개지지 않아 씹는 감각이 남았다.
생선만 부드럽게 넘어가는 스시라기보다
네타와 샤리를 함께 씹으며 맛을 확인하게 되는 스타일이었다.
코스 후반의 장어는 전갱이와는 정반대였다.
입안에 넣자 장어의 부드러운 살과 풍미가 한 번에 차올랐다.
장어는 양념과 기름기가 겹치면
맛이 쉽게 무거워질 수 있는데,
위에 갈아 올린 얼린 유자 껍질이
그 흐름을 가볍게 바꾸었다.
유자의 향이 장어보다 먼저 나서지는 않았다.
장어의 단맛과 고소함을 충분히 느낀 뒤
끝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며 입안을 정돈했다.
그래서 장어의 풍성한 맛은 그대로 남으면서도
마지막 인상은 의외로 산뜻했다.
전갱이가 향을 다루는 피스였다면,
장어는 무게를 다루는 피스에 가까웠다.
그 사이에는 안키모와 연어알을 김에 감싼 구성,
소금을 올린 참치뱃살,
우니와 단새우처럼 익숙하지만
만족도가 분명한 피스들이 이어졌다.
특히 안키모는 크리미한 질감과
진한 고소함이 먼저 퍼졌고,
바삭한 김이 식감과 향을 함께 보태주었다.
후토마키에서는 시소 향이 먼저 치고 나왔다.
여러 재료가 한꺼번에 들어갔지만
씹을수록 각각의 맛이 차례로 드러나는 구성이었다.
스시만월은 화려하게 긴 코스라기보다
익숙한 구성 안에서 각 재료의 장점을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식사였다.
그중에서도 전갱이와 장어는
한 피스 안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에 대한 선택이 잘 보였다.
전갱이에서는 생선의 향을,
장어에서는 풍성한 맛을 충분히 살렸다.
순천에서 스시를 먹는다면 다시 떠올릴 만한 두 점이었다.
순천에서 스시야를 먹는 날이 오다니
스시만월은 왕지동 법원 근처에 자리한 작은 스시야다. 공간은 아담하고 차분했으며, 셰프님이 피스를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별도의 서빙을 맡은 분이 차와 필요한 것들을 계속 살펴주어 식사에만 집중하기도 편했다. 스시만월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전갱이와 장어였다. 서로 전혀 다른 방향의 피스였지만, 이날 코스에서 셰프님의 손길이 가장 선명하게 느껴졌던 두 점이었다. 먼저 통영 전갱이. 전갱이는 특유의 향을 어디까지 남기고, 어디까지 다듬느냐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입에 넣었을 때 전갱이의 향이 먼저 올라왔지만 실파와 다진 생강이 뒤이어 붙으면서 맛을 무겁지 않게 정리해주었다. 향을 완전히 감추기보다는 전갱이가 가진 개성을 남긴 채 균형을 잡은 피스였다. 개인적으로 전갱이는 지나치게 깔끔하게만 다듬으면 오히려 재미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데, 스시만월의 전갱이는 생선의 풍미와 약미의 역할이 분명했다. 샤리는 살짝 짭조름하면서도 산미가 있었고, 밥알이 쉽게 뭉개지지 않아 씹는 감각이 남았다. 생선만 부드럽게 넘어가는 스시라기보다 네타와 샤리를 함께 씹으며 맛을 확인하게 되는 스타일이었다. 코스 후반의 장어는 전갱이와는 정반대였다. 입안에 넣자 장어의 부드러운 살과 풍미가 한 번에 차올랐다. 장어는 양념과 기름기가 겹치면 맛이 쉽게 무거워질 수 있는데, 위에 갈아 올린 얼린 유자 껍질이 그 흐름을 가볍게 바꾸었다. 유자의 향이 장어보다 먼저 나서지는 않았다. 장어의 단맛과 고소함을 충분히 느낀 뒤 끝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며 입안을 정돈했다. 그래서 장어의 풍성한 맛은 그대로 남으면서도 마지막 인상은 의외로 산뜻했다. 전갱이가 향을 다루는 피스였다면, 장어는 무게를 다루는 피스에 가까웠다. 그 사이에는 안키모와 연어알을 김에 감싼 구성, 소금을 올린 참치뱃살, 우니와 단새우처럼 익숙하지만 만족도가 분명한 피스들이 이어졌다. 특히 안키모는 크리미한 질감과 진한 고소함이 먼저 퍼졌고, 바삭한 김이 식감과 향을 함께 보태주었다. 후토마키에서는 시소 향이 먼저 치고 나왔다. 여러 재료가 한꺼번에 들어갔지만 씹을수록 각각의 맛이 차례로 드러나는 구성이었다. 스시만월은 화려하게 긴 코스라기보다 익숙한 구성 안에서 각 재료의 장점을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식사였다. 그중에서도 전갱이와 장어는 한 피스 안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에 대한 선택이 잘 보였다. 전갱이에서는 생선의 향을, 장어에서는 풍성한 맛을 충분히 살렸다. 순천에서 스시를 먹는다면 다시 떠올릴 만한 두 점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