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부로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운 마음에 그동안의 방문을 되돌아보며 기록을 남겨본다.
서울 와우산의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미로식당.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박승재 셰프님의 손맛을 경험하기 위해 많은 미식가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다. 테이블은 네 개 남짓으로 규모가 작고, 예약 없이 방문하면 식사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가게에 대한 정보 없이 찾아온 손님들, 심지어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힘들게 언덕을 올라왔다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볼 때면 이곳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주방을 들여다보면 셰프님이 얼마나 깔끔하고 꼼꼼한 분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그 섬세함은 식사를 시작하기 전 주문하는 생맥주 한 잔에서도 드러난다.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국산 생맥주도 관리 상태에 따라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 싶다. 물론 가파른 언덕을 걸어 올라와 마시는 첫 잔이라 더욱 반갑기도 하겠지만, 그 이상의 만족감이 있다.
미로식당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높은 완성도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수육과 갈비찜, LA갈비와 갈비구이, 제육볶음과 오징어볶음, 돼지갈비, 육회, 탕수육까지. 특별한 식재료나 낯선 조리법을 앞세우기보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를 셰프님만의 손맛으로 제대로 만들어낸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음식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고, 한국 음식을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구성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하이라이트는 예약을 통해 미리 주문해야 하는 수육이다. 잘 삶아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살아 있는 돼지고기 가브리살에 양념한 새우젓과 보쌈김치를 얹고, 배추에 싸서 한입에 넣으면 절로 술 한 잔이 생각난다.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잘 어우러지면서도 각자의 존재감이 살아 있는, 미로식당을 찾는다면 꼭 경험해 봐야 할 메뉴다. 겨울 시즌에는 굴까지 곁들일 수 있으니 굴보쌈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와보셔야할 곳이다.
다른 메뉴들 역시 기본기가 탄탄하다. 간과 단맛의 균형이 좋고, 음식에 들어가는 채소의 식감과 익힘도 세심하게 조절되어 있다. 자칫 곁다리로 여겨질 수 있는 장아찌 같은 반찬들까지 음식과 잘 어울려 식사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익숙한 한식 메뉴일수록 이런 기본기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메뉴는 탕수육이다. 정갈하게 볶아낸 볶먹 스타일로 내어주는데, 웬만한 유명 중식당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하다. 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하는 식당에서 이 정도 수준의 탕수육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미로식당의 재미다.
여러 번 방문하다 보면 가끔 서비스로 내어주시는 떡볶이도 반갑다. 단골이라고 매번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날의 주방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작은 즐거움이다.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도 좋은 이 떡볶이는 마켓컬리 밀키트로도 만나볼 수 있다.
주류 리스트에는 다양한 전통주와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 이날은 오랜만에 경주법주 초특선을 주문했는데, 컨디션도 훌륭했고 음식과의 궁합도 좋았다. 좋은 음식을 즐기면서 곁들이는 술까지 만족스러우니 식사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다.
미로식당의 메뉴들이 아주 특별하거나 화려한 음식인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먹어봤을 법한 음식들을 박승재 셰프님만의 손맛과 세심함으로 특별하게 만들어낸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조리, 깔끔하게 관리되는 주방, 생맥주 한 잔부터 곁들임 반찬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완성도.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위치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분명하다.
무엇보다 익숙한 음식으로 이 정도의 만족감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미로식당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신다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시 문을 열고 와우산 언덕 위에서 반가운 생맥주 한 잔과 맛있는 수육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미로식당 - 언덕을 오르게 만드는 특별한 손맛
10월 17일부로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운 마음에 그동안의 방문을 되돌아보며 기록을 남겨본다. 서울 와우산의 가파른 언덕에 자리한 미로식당.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박승재 셰프님의 손맛을 경험하기 위해 많은 미식가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다. 테이블은 네 개 남짓으로 규모가 작고, 예약 없이 방문하면 식사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가게에 대한 정보 없이 찾아온 손님들, 심지어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힘들게 언덕을 올라왔다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볼 때면 이곳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주방을 들여다보면 셰프님이 얼마나 깔끔하고 꼼꼼한 분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그 섬세함은 식사를 시작하기 전 주문하는 생맥주 한 잔에서도 드러난다.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국산 생맥주도 관리 상태에 따라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 싶다. 물론 가파른 언덕을 걸어 올라와 마시는 첫 잔이라 더욱 반갑기도 하겠지만, 그 이상의 만족감이 있다. 미로식당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높은 완성도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수육과 갈비찜, LA갈비와 갈비구이, 제육볶음과 오징어볶음, 돼지갈비, 육회, 탕수육까지. 특별한 식재료나 낯선 조리법을 앞세우기보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를 셰프님만의 손맛으로 제대로 만들어낸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음식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고, 한국 음식을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구성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하이라이트는 예약을 통해 미리 주문해야 하는 수육이다. 잘 삶아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살아 있는 돼지고기 가브리살에 양념한 새우젓과 보쌈김치를 얹고, 배추에 싸서 한입에 넣으면 절로 술 한 잔이 생각난다.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잘 어우러지면서도 각자의 존재감이 살아 있는, 미로식당을 찾는다면 꼭 경험해 봐야 할 메뉴다. 겨울 시즌에는 굴까지 곁들일 수 있으니 굴보쌈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와보셔야할 곳이다. 다른 메뉴들 역시 기본기가 탄탄하다. 간과 단맛의 균형이 좋고, 음식에 들어가는 채소의 식감과 익힘도 세심하게 조절되어 있다. 자칫 곁다리로 여겨질 수 있는 장아찌 같은 반찬들까지 음식과 잘 어울려 식사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익숙한 한식 메뉴일수록 이런 기본기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메뉴는 탕수육이다. 정갈하게 볶아낸 볶먹 스타일로 내어주는데, 웬만한 유명 중식당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하다. 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하는 식당에서 이 정도 수준의 탕수육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미로식당의 재미다. 여러 번 방문하다 보면 가끔 서비스로 내어주시는 떡볶이도 반갑다. 단골이라고 매번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날의 주방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작은 즐거움이다.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도 좋은 이 떡볶이는 마켓컬리 밀키트로도 만나볼 수 있다. 주류 리스트에는 다양한 전통주와 와인이 준비되어 있다. 이날은 오랜만에 경주법주 초특선을 주문했는데, 컨디션도 훌륭했고 음식과의 궁합도 좋았다. 좋은 음식을 즐기면서 곁들이는 술까지 만족스러우니 식사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다. 미로식당의 메뉴들이 아주 특별하거나 화려한 음식인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먹어봤을 법한 음식들을 박승재 셰프님만의 손맛과 세심함으로 특별하게 만들어낸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조리, 깔끔하게 관리되는 주방, 생맥주 한 잔부터 곁들임 반찬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완성도.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위치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분명하다. 무엇보다 익숙한 음식으로 이 정도의 만족감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미로식당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신다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시 문을 열고 와우산 언덕 위에서 반가운 생맥주 한 잔과 맛있는 수육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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