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리단길의 한옥 안에서 프렌치 코스를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타베르나는 경주와 잘 어울리는 식당이었다.
이날의 코스 이름은 ‘경주 사계’.
단순히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의 흐름을 한 접시씩 넘겨가는 구성이었다.
봄은 대구였다.
부드럽게 익힌 대구 위에는 바삭한 크럼블이 놓였고, 작은 진주 모양 파스타와 뵈르블랑 소스가 뒤를 받쳤다. 담백한 생선과 버터 소스 사이에 식감의 대비를 더해 코스의 시작이 무겁지 않았다.
여름은 갑오징어 요리인 토페였다.
쫄깃한 갑오징어에 조개 모양 파스타와 참나물, 토마토를 곁들였다. 참나물의 향과 토마토의 산미가 갑오징어의 단맛을 또렷하게 살렸다.
이날 코스에서 가장 계절감이 선명했던 접시였다.
붉은 소르베로 입을 정리한 뒤에는 두 가지 메인을 맛봤다.
오리가슴살은 매실을 더한 소스가 인상적이었다. 짙은 육향과 지방감이 있지만 산뜻한 산미가 끝을 정리했고, 퓌레와 익힌 샬롯이 맛을 부드럽게 이어줬다.
채끝등심은 모렐 버터 소스가 중심이었다.
기름기가 과하지 않은 채끝에 버터와 곰보버섯의 깊은 향이 더해지며 고기의 부족한 지방감을 채웠다. 고기 자체보다 재료와 소스가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는 방식이 좋았다.
겨울은 흑임자 젤라또였다.
고소한 흑임자에 메밀 크럼블이 바스러지고, 나뭇가지 모양의 튀일이 코스의 마지막 풍경을 만들었다.
타베르나의 사계는 실제 경주의 재료만을 나열한 코스라기보다, 프렌치의 조리법으로 계절의 온도와 질감을 표현한 식사에 가까웠다.
한옥이라는 공간과 사계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경주에서만 가능한 프렌치 다이닝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곳이었다.
프렌치에 담긴 경주의 계절
황리단길의 한옥 안에서 프렌치 코스를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타베르나는 경주와 잘 어울리는 식당이었다. 이날의 코스 이름은 ‘경주 사계’. 단순히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의 흐름을 한 접시씩 넘겨가는 구성이었다. 봄은 대구였다. 부드럽게 익힌 대구 위에는 바삭한 크럼블이 놓였고, 작은 진주 모양 파스타와 뵈르블랑 소스가 뒤를 받쳤다. 담백한 생선과 버터 소스 사이에 식감의 대비를 더해 코스의 시작이 무겁지 않았다. 여름은 갑오징어 요리인 토페였다. 쫄깃한 갑오징어에 조개 모양 파스타와 참나물, 토마토를 곁들였다. 참나물의 향과 토마토의 산미가 갑오징어의 단맛을 또렷하게 살렸다. 이날 코스에서 가장 계절감이 선명했던 접시였다. 붉은 소르베로 입을 정리한 뒤에는 두 가지 메인을 맛봤다. 오리가슴살은 매실을 더한 소스가 인상적이었다. 짙은 육향과 지방감이 있지만 산뜻한 산미가 끝을 정리했고, 퓌레와 익힌 샬롯이 맛을 부드럽게 이어줬다. 채끝등심은 모렐 버터 소스가 중심이었다. 기름기가 과하지 않은 채끝에 버터와 곰보버섯의 깊은 향이 더해지며 고기의 부족한 지방감을 채웠다. 고기 자체보다 재료와 소스가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는 방식이 좋았다. 겨울은 흑임자 젤라또였다. 고소한 흑임자에 메밀 크럼블이 바스러지고, 나뭇가지 모양의 튀일이 코스의 마지막 풍경을 만들었다. 타베르나의 사계는 실제 경주의 재료만을 나열한 코스라기보다, 프렌치의 조리법으로 계절의 온도와 질감을 표현한 식사에 가까웠다. 한옥이라는 공간과 사계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경주에서만 가능한 프렌치 다이닝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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