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벡에서는 메뉴판을 먼저 읽고 식사를 예상하는 일이 어렵다.
그날 들어온 재료에 따라 코스가 달라지고, 다음 접시가 무엇인지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래서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단순한 공백이라기보다 식사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음식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길고 구체적이었다. 재료를 어디에서 가져왔는지보다 왜 이런 조리법을 택했는지 들을 수 있어 특히 좋았다. 미식 초보인지라 설명을 모두 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한 접시를 바라보는 기준이 생기는 식사였고, 그 경험 자체가 즐거웠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익숙한 음식의 이름과 실제 모습 사이의 간격이었다. 주방에서 한참 동안 굽는 소리가 들리더니 삼계탕이라는 설명과 함께 닭 요리가 나왔다. 국물 속에 닭이 담긴 모습은 아니었다. 껍질을 노릇하게 익힌 닭 안에 버섯을 채워 넣어, 이름만 남기고 형태는 새롭게 만든 요리에 가까웠다.
계절을 표현하는 방법도 꽤 직관적이었다. 도다리에는 냉이로 만든 미음 소스를 곁들였고, 아스파라거스는 김치처럼 버무려냈다. 냉이의 향은 생선을 덮지 않고 뒤에서 천천히 올라왔고, 아스파라거스 김치는 풋풋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의 대비가 재미있었다.
메인으로 선택한 오리는 껍질과 살의 온도 차이가 잘 살아 있었다. 겉은 얇게 부서질 만큼 바삭했고, 안쪽은 수분이 충분히 남아 있었다. 함께 나온 채소가 많았는데 어느 하나 억지로 더해진 느낌 없이 고기의 진한 맛을 번갈아 정리해줬다.
마지막에는 입구에서 봤던 매실청이 젤리로 등장했다.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구성이었다.
라인벡은 한 계절을 그대로 옮겨놓기보다, 그 계절에 익숙한 재료와 음식의 기억을 다시 재미있게 조합해보는 곳이었다. 먹는 동안보다 식사를 마친 뒤 각 접시의 의미가 조금씩 더 생각났다.
익숙한 이름 뒤에 숨겨진 새로움
라인벡에서는 메뉴판을 먼저 읽고 식사를 예상하는 일이 어렵다. 그날 들어온 재료에 따라 코스가 달라지고, 다음 접시가 무엇인지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래서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단순한 공백이라기보다 식사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음식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길고 구체적이었다. 재료를 어디에서 가져왔는지보다 왜 이런 조리법을 택했는지 들을 수 있어 특히 좋았다. 미식 초보인지라 설명을 모두 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한 접시를 바라보는 기준이 생기는 식사였고, 그 경험 자체가 즐거웠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익숙한 음식의 이름과 실제 모습 사이의 간격이었다. 주방에서 한참 동안 굽는 소리가 들리더니 삼계탕이라는 설명과 함께 닭 요리가 나왔다. 국물 속에 닭이 담긴 모습은 아니었다. 껍질을 노릇하게 익힌 닭 안에 버섯을 채워 넣어, 이름만 남기고 형태는 새롭게 만든 요리에 가까웠다. 계절을 표현하는 방법도 꽤 직관적이었다. 도다리에는 냉이로 만든 미음 소스를 곁들였고, 아스파라거스는 김치처럼 버무려냈다. 냉이의 향은 생선을 덮지 않고 뒤에서 천천히 올라왔고, 아스파라거스 김치는 풋풋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의 대비가 재미있었다. 메인으로 선택한 오리는 껍질과 살의 온도 차이가 잘 살아 있었다. 겉은 얇게 부서질 만큼 바삭했고, 안쪽은 수분이 충분히 남아 있었다. 함께 나온 채소가 많았는데 어느 하나 억지로 더해진 느낌 없이 고기의 진한 맛을 번갈아 정리해줬다. 마지막에는 입구에서 봤던 매실청이 젤리로 등장했다.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구성이었다. 라인벡은 한 계절을 그대로 옮겨놓기보다, 그 계절에 익숙한 재료와 음식의 기억을 다시 재미있게 조합해보는 곳이었다. 먹는 동안보다 식사를 마친 뒤 각 접시의 의미가 조금씩 더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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