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자리한 한식 다이닝 소공간을 찾았다.
소공간의 셰프님이 박기섭 셰프님인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셰프님은 이탈리안과 프렌치를 오랫동안 해오신 분인데,
한식을 전문으로 시작한 셰프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어떤 시선으로 한식을 풀어내고 계실지가 궁금했던 곳이다.
소공간이라는 이름도 흥미로웠다.
규모가 크지 않은 식당을 뜻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우를 중심에 둔 공간이라는 의미처럼 읽혔다.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두 해석 모두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박기섭 셰프님에게서는
주방을 단단하게 장악하는 사람 특유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만 음식은 그런 첫인상과 달리 상당히 부드럽고 세밀했다.
힘을 과시하기보다 재료의 맛을 정돈하고,
접시마다 필요한 만큼만 손을 더한 인상이었다.
안심 요리는 소공간의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접시였다.
고기는 힘을 주어 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함께 나온 채소는 불향과 식감이 또렷하게 살아 있었다.
소스 역시 고기의 맛을 덮기보다는 전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었다.
화려한 구성은 아니었지만 각 요소의 위치가 정확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디쉬는 한우 곰탕과 솥밥이었다.
코스 후반에 따뜻한 국과 밥이 등장하면 긴장이 자연스럽게 풀린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조합이지만, 소공간의 곰탕은
단순히 편안한 맛에만 머물지 않았다.
맑고 깊은 국물과 밥, 반찬의 구성이 익숙한 한 끼를
조금 다른 표정으로 보여주었다.
새로운 재료나 낯선 조합으로 놀라게 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맛을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에 가까웠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디쉬에서
셰프님의 역량이 더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디저트인 ‘봄의 향수’도 인상 깊었다.
쑥 아이스크림이라고 소개되었지만
가볍고 차가운 아이스크림보다는,
쑥의 향과 쌉싸름함을 밀도 있게 담아낸 크림처럼 느껴졌다.
입안에서 빠르게 사라지지 않고 향이 천천히 남아 이름과도 잘 어울렸다.
마지막에는 아이스 단팥차와 다과가 나왔다.
코스의 끝까지 서양식 디저트의 형식을 빌리기보다
한식의 감각을 유지한 점이 좋았다.
소공간은 양식의 조리 기술을 한식 위에
눈에 띄게 덧붙이는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기술을 뒤로 숨긴 채,
익숙한 한식이 조금 더 정교하고 섬세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곳에 가까웠다.
특히 한우 곰탕과 솥밥 반상은
이곳이 어떤 음식을 하고 싶은지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부산의 강자 소공간이 왜 유명한 지를 알 것 같았다.
소공간이 그 소공간이구나
해운대에 자리한 한식 다이닝 소공간을 찾았다. 소공간의 셰프님이 박기섭 셰프님인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셰프님은 이탈리안과 프렌치를 오랫동안 해오신 분인데, 한식을 전문으로 시작한 셰프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어떤 시선으로 한식을 풀어내고 계실지가 궁금했던 곳이다. 소공간이라는 이름도 흥미로웠다. 규모가 크지 않은 식당을 뜻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우를 중심에 둔 공간이라는 의미처럼 읽혔다.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두 해석 모두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박기섭 셰프님에게서는 주방을 단단하게 장악하는 사람 특유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만 음식은 그런 첫인상과 달리 상당히 부드럽고 세밀했다. 힘을 과시하기보다 재료의 맛을 정돈하고, 접시마다 필요한 만큼만 손을 더한 인상이었다. 안심 요리는 소공간의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접시였다. 고기는 힘을 주어 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함께 나온 채소는 불향과 식감이 또렷하게 살아 있었다. 소스 역시 고기의 맛을 덮기보다는 전체를 자연스럽게 이어주었다. 화려한 구성은 아니었지만 각 요소의 위치가 정확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디쉬는 한우 곰탕과 솥밥이었다. 코스 후반에 따뜻한 국과 밥이 등장하면 긴장이 자연스럽게 풀린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조합이지만, 소공간의 곰탕은 단순히 편안한 맛에만 머물지 않았다. 맑고 깊은 국물과 밥, 반찬의 구성이 익숙한 한 끼를 조금 다른 표정으로 보여주었다. 새로운 재료나 낯선 조합으로 놀라게 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맛을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에 가까웠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디쉬에서 셰프님의 역량이 더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디저트인 ‘봄의 향수’도 인상 깊었다. 쑥 아이스크림이라고 소개되었지만 가볍고 차가운 아이스크림보다는, 쑥의 향과 쌉싸름함을 밀도 있게 담아낸 크림처럼 느껴졌다. 입안에서 빠르게 사라지지 않고 향이 천천히 남아 이름과도 잘 어울렸다. 마지막에는 아이스 단팥차와 다과가 나왔다. 코스의 끝까지 서양식 디저트의 형식을 빌리기보다 한식의 감각을 유지한 점이 좋았다. 소공간은 양식의 조리 기술을 한식 위에 눈에 띄게 덧붙이는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기술을 뒤로 숨긴 채, 익숙한 한식이 조금 더 정교하고 섬세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곳에 가까웠다. 특히 한우 곰탕과 솥밥 반상은 이곳이 어떤 음식을 하고 싶은지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부산의 강자 소공간이 왜 유명한 지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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