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트르망은 순천에서 프렌치 요리를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곳이다.
영국의 클럽 가스콘과 프랑스의 피에르상 인 오베르캄프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은 이노선 셰프님이 고향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다.
해외에서 익힌 기술을 고향에 옮겨놓았다는 서사도 인상적이지만, 식사를 마친 뒤 더 오래 남은 것은 계절을 다루는 방식이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은 많다.
그러나 오트르망의 코스는 제철 재료를 몇 가지 가져다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여름이라는 계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낸다.
그 시작은 참외였다.
부모님께서 직접 수확한 보리수로 만든 소스에 리코타 치즈와 카라멜 아이스크림을 곁들였다. 펜넬과 꽃까지 더해진 접시는 바라보는 순간부터 여름의 정원을 떠올리게 했다.
첫입부터 복잡한 기술보다 계절이 먼저 느껴졌다.
이날 코스에서 가장 직관적인 접시였다.
돌문어는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었다.
남프랑스식으로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 문어에 훈제 파프리카와 말린 케이퍼, 메리골드 잎과 라임을 더했다. 머스터드와 레몬주스로 만든 마요네즈가 각 재료를 이어주었다.
문어의 바삭한 겉면과 탄력 있는 속살, 케이퍼의 짠맛과 라임의 산미가 번갈아 나타났다.
생선 요리는 대구를 팬에서 노릇하게 익혀냈다.
대구의 담백함 위로 채소의 단맛과 보타르가의 감칠맛이 쌓였고, 마지막 소스가 모든 요소를 하나로 묶었다.
남은 소스를 빵과 함께 먹어보라는 말은 단순한 권유가 아니었다.
접시를 비운 뒤에도 소스를 남기고 싶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한우 안심은 포트와인 글레이즈와 그레이비 소스로 마무리했다.
목심과 다리살을 오랜 시간 우려낸 소스는 고기의 담백한 풍미에 깊이를 더했다. 프렌치 조리법을 기반으로 하지만 한우라는 재료가 억지로 이국적인 옷을 입은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우리에게 익숙한 고기를 오랜 시간 쌓아온 프렌치의 소스 기술로 더 또렷하게 보여주는 접시에 가까웠다.
디저트는 다시 여름으로 돌아왔다.
코코넛 크럼블과 스펀지케이크 위에 패션프루트 쿨리, 망고와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허브와 복숭아를 더했다.
달콤하지만 무겁지 않았고, 산미와 열대과일의 향으로 코스의 끝을 밝게 정리했다.
참외로 시작한 여름이 복숭아와 망고, 패션프루트로 이어지며 끝났다.
오트르망이 특별한 이유는 프렌치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이노선 셰프님은 오랜 시간 익힌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그 기술을 이용해 순천의 계절과 가족이 기른 재료를 보여준다.
프렌치 퀴진으로 제철을 요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날 오트르망의 코스는 그 질문에 가장 선명한 답을 보여주었다.
순천에서 만난 여름 프렌치
오트르망은 순천에서 프렌치 요리를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곳이다. 영국의 클럽 가스콘과 프랑스의 피에르상 인 오베르캄프에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은 이노선 셰프님이 고향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다. 해외에서 익힌 기술을 고향에 옮겨놓았다는 서사도 인상적이지만, 식사를 마친 뒤 더 오래 남은 것은 계절을 다루는 방식이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은 많다. 그러나 오트르망의 코스는 제철 재료를 몇 가지 가져다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여름이라는 계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풀어낸다. 그 시작은 참외였다. 부모님께서 직접 수확한 보리수로 만든 소스에 리코타 치즈와 카라멜 아이스크림을 곁들였다. 펜넬과 꽃까지 더해진 접시는 바라보는 순간부터 여름의 정원을 떠올리게 했다. 첫입부터 복잡한 기술보다 계절이 먼저 느껴졌다. 이날 코스에서 가장 직관적인 접시였다. 돌문어는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었다. 남프랑스식으로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 문어에 훈제 파프리카와 말린 케이퍼, 메리골드 잎과 라임을 더했다. 머스터드와 레몬주스로 만든 마요네즈가 각 재료를 이어주었다. 문어의 바삭한 겉면과 탄력 있는 속살, 케이퍼의 짠맛과 라임의 산미가 번갈아 나타났다. 생선 요리는 대구를 팬에서 노릇하게 익혀냈다. 대구의 담백함 위로 채소의 단맛과 보타르가의 감칠맛이 쌓였고, 마지막 소스가 모든 요소를 하나로 묶었다. 남은 소스를 빵과 함께 먹어보라는 말은 단순한 권유가 아니었다. 접시를 비운 뒤에도 소스를 남기고 싶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한우 안심은 포트와인 글레이즈와 그레이비 소스로 마무리했다. 목심과 다리살을 오랜 시간 우려낸 소스는 고기의 담백한 풍미에 깊이를 더했다. 프렌치 조리법을 기반으로 하지만 한우라는 재료가 억지로 이국적인 옷을 입은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우리에게 익숙한 고기를 오랜 시간 쌓아온 프렌치의 소스 기술로 더 또렷하게 보여주는 접시에 가까웠다. 디저트는 다시 여름으로 돌아왔다. 코코넛 크럼블과 스펀지케이크 위에 패션프루트 쿨리, 망고와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올리고 허브와 복숭아를 더했다. 달콤하지만 무겁지 않았고, 산미와 열대과일의 향으로 코스의 끝을 밝게 정리했다. 참외로 시작한 여름이 복숭아와 망고, 패션프루트로 이어지며 끝났다. 오트르망이 특별한 이유는 프렌치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이노선 셰프님은 오랜 시간 익힌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그 기술을 이용해 순천의 계절과 가족이 기른 재료를 보여준다. 프렌치 퀴진으로 제철을 요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날 오트르망의 코스는 그 질문에 가장 선명한 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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