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재에서의 하루는 무언가를 많이 채우는 여행과는 반대에 가까웠다.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라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렀고, 잠시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감각을 오랜만에 느꼈다. 무엇을 했는지보다 얼마나 편안했는지가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저녁 식사는 레스토랑 미선에서 이어졌다.
식사 공간이 개별적으로 나뉘어 있어 주변의 대화나 움직임에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다.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음식이 나오면 천천히 맛보고, 다시 대화를 이어가는 흐름이 좋았다. 식사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는 공간이었다.
요리는 한식의 재료와 익숙한 맛을 중심에 두고 있었지만, 전형적인 한정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접시의 구성은 간결했고, 조리법을 과시하기보다는 재료가 가진 향과 질감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방향이었다.
특히 식감이 기억에 남는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요리 사이에 바삭하게 씹히는 요소나 탄력이 있는 재료가 들어가면서 식사가 단조로워지지 않았다. 코스의 양도 과하지 않아 마지막 접시까지 집중도 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마 온천을 마친 직후였다는 점도 식사의 인상을 크게 만들었을 것이다.
몸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약간은 느슨해진 상태에서 식탁에 앉으니 평소보다 한 접시를 오래 바라보게 됐다. 맛을 분석하기보다는 따뜻한 음식과 조용한 공간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저녁이었다.
디저트를 마친 뒤 객실로 돌아가는 순간까지도 분위기가 끊기지 않았다.
레스토랑에서 식사가 끝났다는 느낌보다, 잠시 다른 공간에 머물다 다시 휴식으로 돌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온천과 저녁, 객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각각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긴 휴식처럼 연결됐다.
유원재는 음식을 목적으로 서둘러 방문할 곳이라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제대로 보내고 싶을 때 떠오를 만한 장소였다.
다음에는 다른 계절에 머물러보고 싶다. 음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궁금하지만, 계절에 따라 이곳의 시간이 어떤 속도로 흐를지가 더 궁금하다.
온천 뒤에 이어지는 저녁식사
유원재에서의 하루는 무언가를 많이 채우는 여행과는 반대에 가까웠다.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라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렀고, 잠시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감각을 오랜만에 느꼈다. 무엇을 했는지보다 얼마나 편안했는지가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저녁 식사는 레스토랑 미선에서 이어졌다. 식사 공간이 개별적으로 나뉘어 있어 주변의 대화나 움직임에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다.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음식이 나오면 천천히 맛보고, 다시 대화를 이어가는 흐름이 좋았다. 식사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는 공간이었다. 요리는 한식의 재료와 익숙한 맛을 중심에 두고 있었지만, 전형적인 한정식과는 거리가 있었다.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접시의 구성은 간결했고, 조리법을 과시하기보다는 재료가 가진 향과 질감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방향이었다. 특히 식감이 기억에 남는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요리 사이에 바삭하게 씹히는 요소나 탄력이 있는 재료가 들어가면서 식사가 단조로워지지 않았다. 코스의 양도 과하지 않아 마지막 접시까지 집중도 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마 온천을 마친 직후였다는 점도 식사의 인상을 크게 만들었을 것이다. 몸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약간은 느슨해진 상태에서 식탁에 앉으니 평소보다 한 접시를 오래 바라보게 됐다. 맛을 분석하기보다는 따뜻한 음식과 조용한 공간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저녁이었다. 디저트를 마친 뒤 객실로 돌아가는 순간까지도 분위기가 끊기지 않았다. 레스토랑에서 식사가 끝났다는 느낌보다, 잠시 다른 공간에 머물다 다시 휴식으로 돌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온천과 저녁, 객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각각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긴 휴식처럼 연결됐다. 유원재는 음식을 목적으로 서둘러 방문할 곳이라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제대로 보내고 싶을 때 떠오를 만한 장소였다. 다음에는 다른 계절에 머물러보고 싶다. 음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궁금하지만, 계절에 따라 이곳의 시간이 어떤 속도로 흐를지가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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