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은 작고 자리는 더 작다
에스프레소만 파고드는 곳이다. 메뉴판을 보면 이 집이 무엇에 집중하는지 바로 읽힌다. 바 좌석에 앉으면 도징부터 추출까지 바리스타의 손이 움직이는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는데, 한 잔이 나오기까지의 리듬을 보고 있으면 커피값에 공연료가 얼마쯤 섞여 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잔에 담긴 결과물 자체는 흠잡을 데가 없다. 추출에 대한 기준이 분명한 집이라는 인상. 이 정도 완성도의 에스프레소를 동네에서 접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강점이다. 다만 좌석이 워낙 적다. 주말에는 자리 하나 잡는 것부터가 난이도라 느긋하게 한 잔 즐기러 왔다가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커피는 좋았지만 공간이 그 경험을 온전히 받쳐주지는 못한다는 점은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평일 한가한 시간대에 바 자리를 노려 다시 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