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먹은 평냉 중에는 가장 좋았다
부산에서도 평양냉면을 몇 군데 먹어봤는데 그중에서는 백일평냉이 가장 괜찮았다. 평양냉면은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라 서울에서도 많이 먹어봤고, 자연스럽게 기준도 꽤 높아진 편이다. 그래서 부산에 와서도 평냉집이 보이면 궁금해서 하나씩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슴슴한 것과 맛이 밋밋한 건 분명히 다른데, 몇몇 곳에서는 그 경계가 조금 애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백일평냉은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슴슴함에 가장 가까웠다. 자극적으로 간을 끌어올린 맛이 아니라 차분하게 먹기 좋고, 처음부터 강하게 맛을 보여주기보다 먹을수록 편안하게 들어가는 스타일이었다. 평양냉면에서 기대하는 그 담백한 방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냥 밋밋하다는 느낌으로 끝나지 않은 게 좋았다. 물론 서울에서 좋아하는 평양냉면집들과 비교하면 아직 차이는 있다고 느꼈다. 워낙 서울에 잘하는 집들이 많다 보니 전국 어디를 가든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부산에서 먹었던 평양냉면 중 다시 한 곳을 고르라고 하면 나는 백일평냉을 고를 것 같다. 서울에서 먹던 평냉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부산에서는 가장 내 취향에 가까웠다. 슴슴하니 맛있게 한 그릇 비웠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