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한 끼에 마라향을 더한 비비재
부산에서 여러 식당을 돌아다니다가 방문한 비비재. 일단 들어갔을 때 공간부터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음식도 공간의 분위기와 비슷하게 정갈하게 나온다. 요즘 깔끔한 공간이야 흔하지만 비비재는 음식과 공간의 결이 잘 맞아서 한 끼를 차분하게 먹기 좋다는 인상이 있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았던 건 마라향이었다. 마라라고 하면 혀가 얼얼할 정도로 강한 맛이나 자극적인 향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비비재는 그런 방향으로 무작정 밀어붙이는 느낌은 아니었다. 정갈한 음식 안에 마라의 존재감이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마라를 좋아하지만 너무 자극적인 음식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향은 분명히 느껴지는데 식사 전체를 마라 하나가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적당한 포인트가 되어준다. 개인적으로도 강한 자극보다는 이렇게 음식 안에서 향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쪽이 좋았다. 먹고 난 뒤에도 맵거나 얼얼했다는 기억보다는 마라향이 좋았다는 인상이 먼저 남더라. 깔끔한 공간에서 정갈하게 한 끼 먹으면서 마라의 매력까지 가볍게 즐길 수 있었던 곳. 비비재는 과하게 힘주지 않은 마라향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