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8090으로 돌아가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이름부터 이미 어느 시대를 향하고 있는지 확실한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들어가 보면 정말 8090 감성에 맞춰진 공간이다. 단순히 옛날 물건 몇 개 가져다 놓고 레트로라는 이름을 붙인 느낌보다는 공간 전체가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다. 여기에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앉아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보다 예전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이런 공간은 뭘 먹고 마셨는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공간과 음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곳이랄까. 나도 처음에는 그냥 독특한 콘셉트의 공간 정도로 생각했는데, 익숙한 느낌의 음악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괜히 옛날 생각이 하나둘 떠오르더라. 요즘 레트로를 내세우는 곳은 많지만 너무 작정하고 꾸며놓으면 오히려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여기는 그런 화려함보다는 8090이라는 한 가지 감성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오래 머물지 않아도 충분했다. 잠깐 앉아서 음악을 듣고 공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소에는 잊고 있던 기억들이 슬쩍 떠오른다. 맛보다 분위기, 분위기보다 추억이 먼저였던 곳. 잠시 옛날 생각에 잠기고 싶을 때 잘 어울리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