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설오름
상세보기
가장 제주다운 깊이를 잘 보여준 한 그릇
제주를 여러 번 여행하다 보면 흑돼지나 갈치보다 오히려 향토음식이 더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몸국도 그런 음식 중 하나였습니다. 돼지 육수에 모자반을 넣어 끓인 국이라는 설명만 들으면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았는데, 신설오름의 몸국은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뚝배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붉은 양념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부터 모두 풀기보다 가장자리 국물부터 먼저 맛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첫 숟갈에서는 돼지 육수의 깊은 풍미가 먼저 느껴졌습니다. 국물은 진한 편이지만 기름이 따로 떠다니지 않았고, 모자반이 국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걸쭉한 질감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해조류 특유의 향이 강하게 앞서기보다 구수한 맛이 먼저 올라왔고, 잘게 들어간 돼지고기가 씹히면서 국물의 밀도를 더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름기가 어느 정도 있는 스타일이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밥을 말아 먹어도 국물이 끝까지 묽어지지 않았고, 마지막 한 숟갈까지 진한 풍미가 유지됐습니다. 담백한 국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몸국이라는 음식의 개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 향토음식은 처음 먹으면 낯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다운 국 한 그릇을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면, 신설오름의 몸국은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여러 곳에서 몸국을 먹어봤지만, 지금까지는 이곳이 가장 제주다운 깊이를 잘 보여준 한 그릇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