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나케이크 (서귀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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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하나 때문에 서귀포까지?
제주에서 디저트를 하나만 추천해달라는 말을 들으면, 티나케이크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다. 처음에는 '케이크 하나 때문에 서귀포까지 갈 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한 조각을 다 먹고 나오니, 그 정도 거리는 충분히 이유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을 품은 하얀 건물과 야자수, 조용한 야외 테이블이 제주 특유의 느긋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쇼케이스에는 당근케이크뿐 아니라 애플망고, 누텔라, 레몬바닐라, 밤티라미수 등 다양한 케이크가 가득했지만, 이곳에서는 역시 구좌 당근을 먼저 먹어봐야 한다. 단면부터 마음에 들었다. 시트 세 겹, 크림 두 겹. 크림이 과하게 높지 않고 시트와 같은 비율을 지키고 있었다. 요즘처럼 크림의 존재감으로 승부하는 케이크와는 방향이 달랐다. 포크를 넣으면 시트가 부드럽게 갈라진다. 촉촉하지만 무겁지 않았고, 씹을수록 당근이 곱게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을 남긴 채 식감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당근케이크 특유의 개성은 살아 있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크림도 좋았다. 크림치즈의 산미를 앞세우기보다 담백하게 정리했고, 시나몬 역시 존재를 과시하지 않았다. 향은 분명하지만 끝에서만 은은하게 남는다. 무엇보다 단맛을 절제한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보통 당근케이크는 절반쯤 먹으면 크림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티나케이크는 마지막 한입까지 그런 순간이 오지 않았다. 한 조각을 다 먹고도 커피를 더 마셔야겠다는 생각보다 다른 케이크를 하나 더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함께 주문한 애플망고 케이크도 만족스러웠다. 망고를 아끼지 않아 과육의 달콤함이 중심을 잡았고, 크림은 과일을 받쳐주는 역할에 머물렀다. 시트 역시 촉촉하게 연결되며 망고의 향을 방해하지 않았다. 화려한 장식보다 재료 자체의 맛을 믿는 케이크라는 인상을 받았다. 제주에서 케이크하면 여기가 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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