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종 노트르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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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커피를 배우는 공간
여행을 다니다 보면 카페는 잠시 쉬어가는 장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쉬었다가 나오는 정도죠. 그런데 메종 노트르테르는 조금 달랐습니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빨리 마시고 나가기보다, 한 잔을 위해 시간을 비워두고 싶었습니다. 메종 노트르테르는 파리에서 디지털 매거진을 만들던 제시 코르누와 안지은 부부가 제주에 정착해 만든 공간입니다. 직접 생두를 선별하고 로스팅하며, 사용하는 도자기까지 직접 제작할 만큼 커피 한 잔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펼치니 드립커피 종류만 해도 꽤 많았습니다.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니 바리스타님께서 원두마다 향과 맛의 차이를 차분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전문적인 표현을 어렵게 나열하는 설명이 아니라 처음 마시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커피가 궁금해졌습니다. 커피를 내리기 전에는 원두 향부터 맡게 해주셨습니다. 향을 먼저 기억한 뒤 실제 커피를 마시니 설명해주셨던 향들이 하나씩 연결되는 경험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마시고 지나쳤을 향들이 조금씩 구분되기 시작했고, 커피를 마신다기보다 한 잔을 천천히 이해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오래 기억에 남은 건 커피보다 사람이었습니다. 프랑스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손님과 대화했고, 설명도 필요한 만큼만 이어갔습니다. 전문성을 앞세우기보다 손님이 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잔의 커피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지, 그리고 향과 맛을 어떻게 즐기면 좋은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곳입니다. 제주에서 특별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저는 이곳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습니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도 관광 일정보다 먼저 이 카페의 영업시간부터 확인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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