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가톳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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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휴식
에가톳은 ‘cottage’를 거꾸로 적어 읽은 이름이라고 한다. 편안한 숙소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 붙인 이름이라는데, 실제로 그 뜻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카페라기보다 휴식과 쉼 자체를 경험하는 장소에 가까웠다. 거대한 통창 너머로 푸른 나무가 가득 보였다. 실내에 앉아 있는데도 숲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공간은 고요했다. 손님이 몇 분 계셨지만 모두가 같은 분위기를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말소리는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서로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배려가 공간 전체에 깔려 있었다. 에가톳에서 주문한 메뉴는 궁정 보이숙차. 따뜻한 궁정 보이숙차를 천천히 내려 마셨다. 차는 부드럽고 구수했다. 한 잔 마시고 나니 몸이 먼저 느슨해졌다. 의자도 편안했고, 따뜻한 차를 몇 모금 마시다 보니 저절로 눈이 감겼다. 결국 잠깐 졸았다. 그런데 그 졸음이 너무 기분 좋았다. 여행 중 지쳐서 잠든 느낌이 아니라, 긴장이 풀려 몸이 잠시 쉬어간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아마 그 짧은 순간이 에가톳이라는 공간을 가장 잘 설명해준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 책을 읽지 않아도 되고, 차를 마시면서 멍하니 창밖만 바라봐도 되는 곳. 서재에는 다도와 명상, 몸과 마음에 관한 책들이 공간의 분위기에 맞게 큐레이션돼 있었다. 굳이 책을 펼치지 않더라도 어떤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공간인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제주에서 하루쯤 일정을 비워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에가톳에서 오래 쉬다 가도 좋을 것 같다. 숙소도 함께 운영한다고 들었는데, 카페에서 이 정도로 편안함을 느끼고 나니 그곳에서 보내는 밤은 어떨지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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